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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건강 백과 #섭식

편식이 아니라 먹는 게 무서운 아이 — 회피·제한적 음식 섭취장애(ARFID)

먹는 음식이 몇 가지뿐이고 새 음식 앞에서 겁에 질리는 아이는 버릇이 없는 것이 아니라, 회피·제한적 음식 섭취장애(ARFID)라는 어려움을 겪고 있을 수 있어요.

어떤 병인가요

회피·제한적 음식 섭취장애는 영어 약자로 ARFID(아피드)라고 불러요. 먹는 음식의 종류나 양이 심하게 제한되어 건강과 생활에 문제가 생기는 병이에요.

거식증과 가장 다른 점이 있어요. 미국정신의학회(APA)는 ARFID가 있는 사람이 몸무게나 몸매를 걱정해서 안 먹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해요. 살찔까 봐가 아니라, 먹는 것 자체가 힘든 거예요.

어린 시절에 시작되는 경우가 많지만 어느 나이에든 생길 수 있어요. 어른에게도 있어요.

세 가지 모습

영국의 섭식장애 단체 Beat와 APA가 설명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예요. 겹쳐 나타나기도 해요.

  • 감각이 너무 예민해요: 맛, 식감, 냄새, 모양, 온도 가운데 어떤 것을 견디기 어려워해요. 물컹한 것, 섞인 것, 특정 색의 음식을 못 먹어요.
  • 먹은 뒤 일어날 일이 무서워요: 목에 걸렸거나 심하게 토했거나 배가 아팠던 경험 뒤에 생기기도 해요. '안전하다'고 느끼는 몇 가지 음식만 먹어요.
  • 먹는 데 관심이 없어요: 배고픔을 잘 느끼지 못하고, 먹는 일이 귀찮고 힘든 일처럼 느껴져요.

보통의 편식과 어떻게 다른가요

어린아이의 편식은 흔하고, 대개 자라면서 넓어져요. ARFID는 이런 점에서 달라요.

  •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주 적고, 시간이 갈수록 더 줄어들기도 해요
  • 새 음식이 식탁에 오르는 것만으로 심하게 불안해하거나 헛구역질을 해요
  • 키와 몸무게가 또래만큼 자라지 않거나, 살이 빠져요
  • 영양이 부족해 쉽게 지치고 자주 아파요
  • 영양 보충 음료에 기대야 해요
  • 급식, 친구 집, 외식, 여행을 피하게 되어 생활이 좁아져요

핵심은 '가려 먹느냐'가 아니라 '그 때문에 몸과 생활에 문제가 생기느냐'예요.

오해를 바로잡아요

'배고프면 먹게 돼 있다', '부모가 오냐오냐해서 그렇다'는 말을 많이 듣게 돼요. 하지만 ARFID가 있는 아이는 배가 고파도 무서운 음식은 먹지 못해요. 굶기거나 억지로 먹이면 식사가 더 무서운 일이 되어 오히려 나빠져요.

부모의 잘못으로 생기는 병이 아니에요. 아이가 일부러 버티는 것도 아니에요.

APA는 자폐스펙트럼이 있는 사람에게 음식에 대한 예민함과 고집이 흔하지만, 그렇다고 모두 ARFID인 것은 아니라고 설명해요. 불안이 높은 아이, 감각이 예민한 아이에게 함께 나타나는 일도 있어요.

몸에 생기는 일

미국 국립정신건강연구소(NIMH)는 ARFID가 영양 부족, 건강하지 않은 체중 감소, 성장의 변화, 학교생활과 관계의 어려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해요. APA는 영양 부족의 영향이 거식증만큼 심각해질 수 있다고 말해요. '크면 나아지겠지' 하고 오래 두지 않는 것이 좋아요.

무엇이 도움이 되나요

ARFID에 꼭 맞는 약은 아직 없어요. 사람마다 이유가 달라서 치료도 맞춤으로 해요.

  • 몸 상태 확인: 성장과 영양 상태를 먼저 살펴요. 삼킴이나 소화의 문제가 있는지도 봐요.
  • 영양 상담: 모자란 영양을 어떻게 채울지 계획해요.
  • 인지행동치료, 불안 다루기: 두려움을 조금씩 줄여 가요.
  • 단계적으로 음식 넓히기: APA는 이미 먹는 음식에서 출발해 비슷한 음식으로 조금씩 옮겨 가는 방법을 소개해요. 무서운 음식을 좋은 경험과 짝지어 줘요.
  • 가족이 참여하는 치료: 집에서 어떻게 도울지 함께 배워요.

한국에서는 소아청소년과에서 성장과 영양을 확인하고, 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에서 상담을 받아요. 한국에서는 아직 낯선 진단명이라 진료 때 'ARFID가 아닌지 봐 달라'고 구체적으로 말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어요.

가족이 할 수 있는 일

  • 식탁을 싸움터로 만들지 않아요. 억지로 먹이기, 벌주기, '한 입만' 실랑이를 멈춰요
  • 식사마다 아이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을 하나는 올려 둬요
  • 새 음식은 아주 작게, 먹지 않아도 되는 조건으로 곁에 놓아 둬요. 보는 것, 냄새 맡는 것, 만지는 것도 한 걸음이에요
  • 먹은 양으로 칭찬하거나 혼내지 않아요
  • 형제나 또래와 비교하지 않아요
  • 병원에 가기 전에 먹는 음식 목록, 피하는 음식, 식사 때의 반응을 적어 가요
  • 학교에 사정을 알리고 급식 시간에 어떻게 할지 상의해요

이럴 땐 진료를 서둘러요

  • 살이 빠지거나 키가 자라지 않을 때
  •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눈에 띄게 줄어들 때
  • 어지러워하거나 자주 쓰러질 것 같다고 할 때
  • 마시는 것까지 거부할 때
  • 먹는 문제로 학교에 가기 어려워할 때

물도 거의 마시지 못하고 축 처져 있다면 응급실을 이용하세요.

참고한 자료

  • 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 What are Eating Disorders?
  • Beat(영국 섭식장애 단체) — ARFID
  • NIMH(미국 국립정신건강연구소) — Eating Disorders: What You Need to Know
  • NHS(영국 국민보건서비스) — Eating disorders: Overview

이 글은 마인드 인사이드 편집팀이 위 기관들의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한 일반 정보예요.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아요. 약을 시작하거나 바꾸거나 끊는 것은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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