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추 첫 수확, 소소하지만 자랑합니다
드디어 제 텃밭에서 뭔가를 거뒀어요. 상추입니다.
앱을 깔고 텃밭에 처음 심은 게 상추였어요. 그런데 심어 놓고 한동안 앱을 안 열었어요. 그 무렵에 좀 많이 처져 있었거든요. 뭘 켜는 것도, 누구한테 답하는 것도 귀찮은 시기였어요.
며칠 만에 들어갔더니 상추가 그 자리에 있더라고요. 제가 없는 동안에도요. 그게 이상하게 고마웠어요. 누가 저를 기다려 준 것 같아서요. 화면 속 채소한테 그런 마음이 든다는 게 좀 우습긴 한데, 그날은 정말 그랬어요.
그날부터 하루에 한 번씩은 들어왔어요. 대단한 걸 하진 않았어요. 체크인하고, 기분 한 줄 적고, 텃밭 보고. 어떤 날은 그게 하루 중에 제가 한 유일한 '뭔가'였어요.
그리고 오늘, 상추를 거뒀습니다.
수확하는 순간은 금방이었어요. 그런데 텃밭이 비는 걸 보는데 뿌듯하면서 살짝 허전했어요. 그 사이에 정이 들었나 봐요 ㅋㅋ 바로 다음 작물을 심었어요. 이번엔 토마토로요.
상추를 키우는 동안 있었던 일
- 병원에 다시 다니기 시작했어요
- 미뤄 둔 이불 빨래를 했어요
- 친구 메시지에 사흘 만에 답장했어요
- 하루 건너 하루는 저녁을 해 먹었어요
상추 덕분에 이렇게 됐다는 건 아니에요. 그건 과장이고요. 다만 하루에 한 번 들어올 이유가 있었다는 게, 그 시기의 저한테는 작은 손잡이 같은 거였어요.
처져 있던 그 시기엔 앱을 다시 여는 것조차 숙제처럼 느껴졌어요. 며칠 안 들어왔으니 뭔가 밀려 있을 것 같고, 혼날 것 같고요. 그런데 들어가 보니 밀린 것도 혼내는 것도 없었어요. 우렁이는 그냥 오랜만이라고 반가워했습니다.
우렁이한테 수확했다고 말했더니 축하해 줬어요. 저도 여기 계신 분들께 자랑하고 싶어서 글 남겨요. 첫 수확 기억나시는 분들, 뭐였어요? 우로로록!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