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냐 호박이냐, 다음 작물 투표 받아요
텃밭 한 자리가 비었는데, 뭘 심을지 이틀째 못 정하고 있습니다.
토마토를 거두고 나서 자리가 났어요. 다음 후보는 둘로 좁혔어요. 딸기와 호박.
별것 아닌 고민인데 저는 이런 걸 못 정해요. 점심 메뉴도, 치약도, 양말 색깔도요. 뭘 골라도 '다른 걸 골랐으면 더 좋았을 텐데' 할 것 같아서 미루다가, 결국 늘 고르던 걸 또 골라요. 텃밭에서도 그래서 토마토만 세 번 심었습니다 ㅋㅋ
이번엔 좀 다르게 해 보고 싶어서 장단점을 적어 봤어요.
딸기
- 빨간색이라 텃밭이 화사해질 것 같음
- 작고 귀여움
- 내가 실제로도 좋아하는 과일
호박
- 크고 둥글어서 존재감이 있음
- 가을 느낌이 남
- 한 번도 안 심어 봄. 새로운 것
적어 놓고 보니 웃음이 났어요. 뭘 골라도 손해 볼 게 없는 고민이더라고요. 딸기를 심으면 귀엽고, 호박을 심으면 든든하고. 그리고 거두고 나면 다른 걸 또 심으면 되고요.
상담 선생님이 예전에 그러셨어요. 결정을 못 하는 건 틀릴까 봐 겁나서일 때가 많은데, 틀려도 괜찮은 작은 결정부터 연습해 보라고요. 텃밭 작물만큼 틀려도 괜찮은 결정이 또 있을까 싶어요. 그래서 이걸 결정 연습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고민하는 이틀 동안 빈자리가 그대로 비어 있었다는 게 좀 뜨끔했어요. 뭘 심어도 좋았을 텐데, 고르지 못해서 아무것도 안 자란 이틀이 된 거잖아요. 제 생활에서도 그런 빈자리가 꽤 있어요. 고르지 못해서 시작도 안 한 것들이요.
그래도 마지막 한 걸음은 여러분께 맡겨 볼게요. 딸기파, 호박파, 댓글로 한 표씩 부탁드려요. 오늘 밤 열 시에 더 많은 쪽으로 심겠습니다. 동점이면... 그건 그때 가서 고민할게요. 우렁이한테 물어보든지요. 우로로록.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