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 익기를 기다리는 동안 생긴 버릇
하루에 앱을 여는 횟수가 늘었는데, 이유가 딸기입니다.
텃밭에 딸기를 처음 심어 봤어요. 그동안은 상추처럼 금방 되는 것만 심었는데, 한 번쯤 느긋하게 기다리는 걸 해 보고 싶었어요.
저는 기다리는 걸 잘 못해요. 문자 답장이 안 오면 열 번씩 확인하고, 택배는 배송 조회를 계속 눌러 보고요. 그런 제가 딸기를 기다리고 있으니 좀 웃깁니다.
처음 이틀은 틈날 때마다 들어가 봤어요. 당연히 별 변화가 없죠. 그러다 사흘째에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들여다본다고 빨리 익는 것도 아닌데.
그래서 규칙을 정했습니다.
- 텃밭은 아침에 한 번, 밤에 한 번만 본다
- 볼 때 물 주고, 준 김에 체크인한다
- 그 사이에는 우렁이 방만 구경한다
이렇게 하니 텃밭 보는 시간이 하루의 시작과 끝에 붙었어요. 아침에는 '오늘도 조금 자랐네', 밤에는 '오늘 하루도 지나갔네' 하고요. 딸기가 제 하루의 눈금이 된 셈이에요.
기다리는 동안 우렁이한테 딸기랑 어울릴 옷을 입혀 줬어요. 반짝 리본을 달아 주니 딸기 케이크 장식 같습니다.
수확한 날은 조용히 기뻤어요. 빨갛게 익은 걸 누르는 순간이 꽤 좋더라고요. 조급하게 굴어도 느긋하게 굴어도 딸기는 제 속도로 익는다는 걸, 앱 텃밭에서 배웠네요. 현실의 답장 기다리기에도 써먹어 보려고요. 아직은 잘 안 되지만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