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 첫 주, 복사기 위치를 세 번 물어봤습니다
경력직인데 신입보다 더 헤매는 일주일이었어요.
일은 해 본 일인데 나머지가 전부 처음이에요. 복사기가 어디 있는지, 점심은 몇 시에 누구랑 먹는지, 회의실 예약은 어디서 하는지, 탕비실 컵은 개인 건지 공용인지. 이런 건 인수인계 문서에 안 적혀 있잖아요.
복사기 위치는 진짜로 세 번 물어봤습니다. 처음 들었을 때는 긴장해서 '아 네네' 했는데 하나도 안 들어왔고, 두 번째는 다른 분께 여쭤봤고, 세 번째는 결국 처음 그분께 다시 물었어요. 웃으면서 직접 데려다주시더라고요. 그게 고마우면서도 집에 와서는 '일 못하는 사람으로 보였겠다' 싶어 이불을 찼습니다.
그래도 일주일 동안 알아낸 것들을 적어 봐요.
- 점심은 12시 10분쯤 다들 슬슬 일어난다
- 제 자리 뒤 창문은 오후 세 시에 해가 들어온다
- 옆자리 분은 말수가 적지만 물어보면 끝까지 알려 주신다
- 엘리베이터는 왼쪽 것이 빠르다
전 회사에서는 눈 감고도 하던 일들이라, 다시 초보가 된 느낌이 꽤 낯설어요. 퇴근하면 한 것도 없는데 녹초가 됩니다. 새 환경에서는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기운이 든다는 말을 실감하는 중이에요.
금요일 퇴근길에 스스로한테 말해 줬어요. 첫 주의 목표는 잘하는 게 아니라 길을 익히는 거였다고. 다음 주에는 복사기까지 혼자 갈 수 있습니다.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