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추만 심는 사람의 변명
옥수수도 있고 딸기도 있고 호박도 있는데 저는 오늘도 상추예요.
텃밭 칸이 비면 저는 고민 없이 상추를 심어요. 자랑방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면 다들 딸기 수확했다, 호박 키웠다 하시는데 제 밭은 늘 초록 한 가지입니다.
이유가 있긴 해요. 변명을 좀 해 볼게요.
상추를 고집하는 이유
- 금방 자란다. 저는 오래 기다리는 걸 잘 못해요. 며칠 뒤에 오라고 하면 그사이에 잊어버리거든요.
- 실패해도 덜 아깝다. 기대를 작게 걸면 실망도 작으니까요.
- 그냥 좋아한다. 실제로도 쌈을 좋아해요.
쓰고 보니 두 번째가 좀 걸리네요. 저는 원래 그래요. 뭐든 될 것 같은 것만 하고, 오래 걸리거나 잘 안될 수도 있는 건 시작을 안 해요. 텃밭에서까지 그러고 있었다는 걸 글로 적으면서 알았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큰맘 먹고 한 칸에 딸기를 심었어요. 나머지 칸은 여전히 상추지만요. 딸기가 익을 때까지 제가 물 주는 걸 기억할 수 있을지, 그사이에 흥미를 잃지 않을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한 칸이니까 망해도 괜찮아요.
우렁이는 제가 뭘 심든 똑같이 '우로로록' 하더라고요. 상추를 심어도, 딸기를 심어도요. 그게 좀 고마웠어요.
딸기 결과는 나중에 보고할게요. 상추는 내일 또 수확합니다.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