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한 줄, 저는 '노을이 길었다'
한 줄 쓰기 글들을 보다가, 퇴근길 버전도 있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회사에서 집까지 오는 그 길에 본 것, 들은 것, 먹은 것 중에 하나만 적는 거예요. 하루 전체를 돌아보는 건 벅찬 날도 있는데, 퇴근길 30분만 떠올리는 건 훨씬 쉽더라고요.
제 오늘 한 줄은 이거예요.
다리를 건너는데 노을이 평소보다 길게 남아 있었다.
해가 일찍 지는 요즘이라 보통은 버스에서 내리면 벌써 깜깜한데, 오늘은 회의가 일찍 끝나서 20분 빨리 나왔어요. 덕분에 강 위로 주황색이 번지는 걸 봤습니다. 버스 안에 있던 사람들 절반쯤이 창밖을 보고 있었어요. 다들 말은 없었지만 같은 걸 보고 있다는 게 좀 좋았습니다.
오늘 낮에는 사실 좀 힘들었어요. 보고서를 두 번 돌려받았고, 점심도 대충 먹었고요. 그 얘기를 쓰려면 한 줄로 안 끝나고 속만 더 상할 것 같았는데, 노을 한 줄을 적고 나니 오늘이 '보고서 돌려받은 날'이 아니라 '노을이 길었던 날'로 저장되는 기분이에요. 물론 둘 다 있었던 일이지만요.
여러분의 퇴근길 한 줄도 궁금해요. 재택이신 분들은 책상에서 침대까지의 한 줄도 좋습니다.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