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밖이 너무 먼 날을 위한 '현관까지만' 규칙
나가야 하는 건 아는데 몸이 안 움직이는 날, 목표를 현관으로 줄여요.
며칠씩 집에만 있게 되는 때가 있어요. 그럴 때 '산책 30분'을 목표로 잡으면 시작도 못 하더라고요. 그래서 단계를 아주 잘게 쪼개 놨어요. 누가 알려 준 건 아니고 제가 저를 달래다가 생긴 방법이에요.
단계
- 0단계: 커튼 걷기. 밖이 보이게
- 1단계: 양말 신기. 여기서 멈춰도 됨
- 2단계: 현관에 서서 신발 신기
- 3단계: 문 열고 복도 공기 한 번 마시기
- 4단계: 우편함까지 다녀오기
- 5단계: 건물 한 바퀴
규칙은 하나예요. 각 단계에서 돌아와도 실패가 아니다.
신발까지 신고 다시 벗은 날도 있어요. 그날은 달력에 '2'라고 적었어요. 0보다는 2가 낫잖아요.
신기한 건 3단계까지 가면 대부분 4단계는 그냥 가게 된다는 거예요. 문을 연 김에요. 그리고 우편함에 뭐가 와 있으면 그게 또 소소한 사건이 되고요. 어제는 전단지 한 장이었지만요.
요즘 낮 공기가 선선하고 하늘이 높아서, 복도 창으로만 봐도 조금 숨이 트여요. 3단계에서 그걸 보고 5단계까지 간 날이 이번 주에 두 번 있었습니다.
이 방법이 다 해결해 주진 않아요. 오래 못 나가는 게 이어져서 저는 병원에서도 이야기했고요. 다만 그 사이의 하루하루를 넘기는 데는 쓸 만했어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