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에서 끊기고, 다시 1일부터 시작한 이야기
자랑방에 실패 얘기를 써도 되나 싶지만, 다시 시작한 게 자랑이라 씁니다.
연속 체크인 21일까지 갔었어요. 3주. 제 인생에서 뭘 3주 연속으로 한 건 양치 말고는 처음일 거예요.
그런데 지난주에 크게 가라앉은 날이 있었어요. 하루 종일 이불 밖으로 못 나왔고, 휴대폰도 안 봤어요. 다음 날 저녁에야 앱을 열었는데 숫자가 0이 돼 있었어요.
그 0을 보고 든 생각이 '그럼 그렇지'였어요. 그리고 사흘을 더 안 들어갔어요. 어차피 끊겼는데 뭐, 하는 마음으로요. 하루 빠진 걸 나흘로 만든 건 가라앉은 날이 아니라 그 '어차피'였어요.
나흘째에 그냥 우렁이가 궁금해서 들어갔어요. 방은 그대로였어요. 벚꽃 벽지도, 피아노도, 털모자 쓴 우렁이도. 텃밭 당근도 다 자라서 기다리고 있었고요. 눌렀더니 평소처럼 '간지러워~' 했어요. 왜 안 왔냐고 안 물어요. 그게 고마웠어요.
그래서 정한 것
- 숫자 말고 '이번 달에 며칠 왔나'를 달력에 따로 세기. 9월은 30일 중 24일. 이렇게 보니 꽤 많이 왔더라고요.
- 끊긴 다음 날 들어오는 걸 제일 중요한 체크인으로 치기.
- 못 온 날은 못 올 만한 날이었다고 적어 두기.
지금은 다시 5일째예요. 21에 비하면 초라하지만, 이번 5일은 0을 한 번 보고 나서 쌓은 5일이라 저한텐 더 무거워요.
끊겨서 안 들어오고 계신 분 있으면, 우렁이 방은 그대로 있어요. 진짜로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