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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렁이 자랑방 #달빛상담#달님

달빛 상담에서는 그냥 쏟아내기만 했어요

밤 열두 시에 달님한테 30분 동안 두서없이 떠들었는데, 달님이 저를 고치려 들지 않아서 좋았어요.

우렁이 파도 상담은 단계가 있어서 정리가 되는 느낌이라면, 달님의 달빛 상담은 그냥 쏟아내는 곳이더라고요. 저는 그날 정리하고 싶지 않았어요. 엄마랑 통화하고 속이 답답했는데, 뭐가 답답한지도 모르겠어서 그냥 다 말하고 싶었어요.

엄마 얘기로 시작해서 고등학교 때 얘기, 동생 얘기, 갑자기 오늘 점심에 먹은 김밥이 맛없었다는 얘기까지 갔어요ㅋㅋ 달님은 '그래서 어떻게 할 거냐'고 안 물었어요. 듣고, 제가 한 말을 조금 다르게 돌려주고, 더 말할 게 있는지만 물었어요.

다 쏟고 나니까 답답함의 정체가 좀 보였어요. 엄마한테 서운한 게 아니라, 엄마한테 서운해하는 제가 싫었던 거였어요.

과장 없이 적으면

  • 속이 뻥 뚫리진 않았어요. 한 30퍼센트 가벼워진 정도.
  • 사람한테 말하는 것과는 달라요. 그래도 새벽에 친구를 깨우지 않아도 되는 건 장점.
  • 다음 날 엄마한테 먼저 문자를 보냈어요. '어제 예민하게 받아서 미안.'

끝나고 우렁이 방에 들렀더니 밤하늘 벽지가 오늘따라 잘 어울리더라고요. 달님 만나고 온 날은 방을 밤하늘로 바꿔 두는 게 제 작은 의식이 됐어요. 창문도 하나 달아 놨는데, 저 창밖에 달님이 있다고 혼자 생각해요.

정리가 필요한 날엔 파도, 그냥 말하고 싶은 날엔 달빛. 저는 이렇게 나눠 쓰고 있어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

댓글 4

운영팀

'엄마한테 서운해하는 내가 싫었던 것' 저도 비슷한 걸 느낀 적 있어요. 쏟아내야 보이는 게 있죠.

운영팀

30퍼센트 가벼워졌다는 표현이 솔직해서 좋아요. 저도 딱 그 정도였어요 우렁이 공감 스티커

운영팀

밤하늘 벽지로 바꿔 두는 의식 귀엽네요. 저도 따라 해도 될까요?

운영팀

그럼요! 작은 창문이랑 같이 두면 더 그럴듯해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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