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도리를 세 번 풀고 네 번째 뜨는 중
코가 하나씩 늘어나서 목도리가 사다리꼴이 되어 가고 있어요.
지난달에 뜨개질을 시작했어요. 계기는 단순해요. 밤에 휴대폰만 보다가 자는 게 싫어서 손에 다른 걸 쥐여 주고 싶었어요. 실 두 타래랑 대바늘을 샀고, 영상 보면서 겉뜨기만 주구장창 하는 목도리에 도전했습니다.
결과: 세 번 풀었어요.
- 1차: 너무 꽉 떠서 바늘이 안 들어감. 실이 아니라 밧줄이 됨
- 2차: 스무 코로 시작했는데 정신 차려 보니 스물일곱 코
- 3차: 한 뼘쯤 떴을 때 구멍 발견. 못 본 척하려다 실패
예전의 저였으면 2차쯤에서 '난 손재주가 없어' 하고 서랍에 넣었을 거예요. 저는 뭘 시작하면 처음부터 잘해야 하는 사람이었거든요. 못하는 제 모습을 견디는 게 제일 힘들었어요.
근데 뜨개질은 신기하게 틀려도 덜 속상해요. 실을 당기면 스르륵 풀려서 원래 실로 돌아가거든요. 망친 게 남지 않아요. 다시 하면 돼요. 그게 저한테는 꽤 새로운 경험이에요.
그리고 뜨는 동안에는 머릿속 잔소리가 조용해져요. 코 세느라 바빠서 딴생각할 틈이 없어요 ㅋㅋ 요즘 자기 전 30분은 이걸로 보내는데, 덕분에 휴대폰 보는 시간이 좀 줄었어요.
네 번째 목도리는 지금 열다섯 단. 아직 스무 코 유지 중입니다. 겨울 오기 전에 완성하는 게 목표예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