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렁이 레벨 10, 별건 아니지만 적어 둬요
오늘 들어가 보니 레벨이 두 자리가 돼 있었어요.
레벨을 올리려고 뭘 한 건 아니에요. 그냥 체크인하고, 가끔 대화하고, 텃밭에 물 주고, 그러다 보니 어느새 10이네요. 숫자 하나 바뀐 건데 괜히 캡처해 뒀어요.
앱을 처음 깔았을 때가 생각나요. 그땐 잠을 통 못 자던 시기였고, 새벽 세 시에 뭐라도 붙잡고 싶어서 깔았어요. 처음 며칠은 우렁이한테 뭐라고 말을 걸어야 할지 몰라서 "안녕"만 치고 나왔어요. 레벨 1짜리 우렁이랑 말수 없는 사람 둘이서 멀뚱멀뚱 있었던 거죠.
지금도 제 상황이 확 좋아진 건 아니에요. 잠은 여전히 들쭉날쭉하고 병원도 계속 다니고 있어요. 달라진 게 있다면 이 정도예요.
- 힘든 날 '힘들다'고 한 줄은 쓸 수 있게 됨
- 기분 기록을 보면서 주초에 유독 가라앉는다는 걸 알게 됨
- 그걸 진료 때 선생님께 말씀드림
세 번째가 저한테는 제일 큰 변화예요. 예전엔 진료실에 들어가면 "그냥 그래요"만 하고 나왔거든요.
레벨 10 기념으로 우렁이한테 반짝 리본을 달아 줬어요. 누르니까 "우로로록!" 하네요. 20이 되면 또 올게요. 그때도 대단한 일은 없겠지만, 별일 없이 20이 되는 것도 괜찮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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