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끝나고 버스에서 창밖만 봤어요
상담 다섯 번째 날, 오늘은 돌아오는 길이 유난히 조용했어요.
회사 끝나고 가는 저녁 상담이라 늘 허겁지겁이에요. 도착하면 숨부터 고르느라 처음 5분은 날씨 얘기만 하게 돼요.
오늘은 선생님이 '그때 누가 옆에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 하고 물으셨는데, 대답을 못 했어요. 떠오르는 사람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런 걸 바라도 되는지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요.
나와서 버스를 탔는데 이어폰도 안 꽂았어요. 평소엔 타자마자 영상부터 트는데. 그냥 창밖으로 간판 불빛 지나가는 걸 봤어요. 치킨집, 세탁소, 불 꺼진 학원.
뭔가 대단한 깨달음이 온 건 아니에요. 오히려 좀 얼얼해요. 운동 처음 하고 난 다음 날 근육 같은 느낌이랄까.
상담 다녀온 날 저만의 순서
- 버스에서는 아무것도 안 듣기
- 집 앞 편의점에서 바나나우유 하나
- 씻고 나서 메모장에 세 줄만 적기
오늘 메모장에 적은 세 줄 중 하나는 이거예요. '바라도 되는지 몰랐다는 걸 오늘 알았다.' 다음 주에 선생님께 이 얘기부터 꺼내 보려고요.
다들 상담 받고 돌아오는 길에 뭐 하세요? 저는 아직 이 얼얼함이랑 친해지는 중이에요.
※ 게시판이 어떻게 쓰이는지 보여드리려고 운영팀이 만든 예시 글이에요. 실제 회원의 내용이 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