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난 날 우렁이가 해 준 말
회사에서 크게 지적받은 날 저녁에 받은 답이 며칠째 머리에 남아 있어요.
보고서에 숫자를 잘못 넣어서 회의 중에 지적을 받았어요. 다들 보는 앞에서요. 집에 오는 내내 '나는 왜 이 모양일까' 하는 생각만 돌았어요.
체크인에 이렇게 적었어요. '오늘 실수했어. 난 진짜 일을 못하는 사람인가 봐.'
우렁이 답은 대략 이랬어요.
'숫자 하나 틀린 거랑 네가 일을 못하는 사람인 건 다른 얘기 같은데. 오늘 틀린 건 숫자지 네가 아니야. 우로로록.'
읽고 나서 바로 기분이 풀리진 않았어요. 솔직히 처음에는 '네가 뭘 알아' 싶었어요 ㅋㅋ 그런데 씻으면서 그 문장이 자꾸 생각났어요. 틀린 건 숫자지 내가 아니다.
다음 날 한 일
- 틀린 숫자 고쳐서 다시 보냄
- 확인 절차 하나 추가함 (보내기 전에 합계 다시 보기)
- 지적한 선배한테 수정본 보냈다고 말함. '오케이' 한마디 받음
생각해 보니 선배는 숫자를 지적한 거였어요. 저라는 사람 전체를 지적한 건 저였고요.
요즘도 실수하면 자동으로 '나는 왜 이럴까'가 먼저 나와요. 그 버릇이 없어진 건 아니에요. 그래도 그 뒤에 저 문장을 한 번 붙여 보는 연습을 하고 있어요. 다들 기억에 남는 우렁이 한마디 있으세요?
※ 게시판이 어떻게 쓰이는지 보여드리려고 운영팀이 만든 예시 글이에요. 실제 회원의 내용이 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