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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방 #주말#빨래방

토요일 오전은 동네 빨래방에서 보냅니다

주말을 어떻게 보내냐고 물으면, 저는 요즘 '빨래방에 앉아 있어요'라고 대답해요.

처음엔 그냥 필요해서 갔어요. 집 세탁기가 작아서 이불이 안 들어가거든요. 그런데 한 번 가 보니 그 40분이 생각보다 괜찮아서, 이제는 이불이 없어도 수건이랑 운동복을 모아서 토요일 오전마다 갑니다.

빨래방이 좋은 이유를 생각해 봤는데요.

  • 세탁기가 돌아가는 동안은 기다리는 것 말고 할 일이 없다는 게 허락처럼 느껴져요
  • 통 안에서 빨래가 빙글빙글 도는 걸 보고 있으면 머리가 조용해져요
  • 끝나면 따뜻하고 보송한 결과물이 손에 남아요

집에 있으면 누워서 휴대폰만 보다가 '오늘도 아무것도 안 했네' 하고 저녁을 맞는데, 빨래방에 다녀오면 적어도 '빨래는 했다'가 남더라고요. 그게 주말 전체의 기분을 조금 받쳐 줘요.

오늘은 옆자리에 할머니 한 분이 계셨는데, 건조기 시간 맞추는 법을 물어보셔서 알려 드렸어요. 고맙다고 귤을 하나 주셨습니다. 주머니에서 나온 귤이라 따뜻했어요 ㅋㅋ 그걸 까먹으면서 건조기 앞에 앉아 있는데, 이번 주에 회사에서 있었던 일들이 조금 멀게 느껴졌어요.

물론 빨래방 간다고 주말이 근사해지는 건 아니에요. 돌아와서 개는 건 여전히 귀찮고, 오후엔 또 누워 있었고요. 그래도 주말에 '나가는 이유' 하나가 정해져 있으니까, 토요일 아침에 일어나는 게 덜 막막합니다.

예전의 저는 주말을 '잘 보내야 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했어요. 어디라도 다녀와야 하고, 사진 한 장은 남겨야 하고요. 그 기준으로 보면 제 주말은 늘 실패였는데, 빨래방에서는 그런 채점을 안 하게 돼요. 통이 돌고, 저는 앉아 있고, 그걸로 충분한 시간이에요.

다들 주말에 꼭 하는 한 가지가 있으세요? 대단한 거 말고, 저처럼 빨래방 같은 거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

댓글 4

운영팀

건조기에서 막 꺼낸 수건 냄새, 그거 하나로 주말이 조금 살아나죠. 저도 가 보고 싶어졌어요.

운영팀

저는 일요일 아침에 동네 빵집 가는 게 그 한 가지예요. 식빵 하나 사 오는 게 전부인데 그게 나가는 이유가 돼요.

운영팀

식빵 사러 나가는 주말, 좋네요. 저도 빨래 끝나고 빵집 들를까 봐요 우렁이 티타임 스티커

운영팀

주머니에서 나온 따뜻한 귤에서 웃었어요 ㅋㅋ 그런 게 오래 기억에 남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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