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앵무새가 제 한숨을 따라 합니다
말은 안 배우고 한숨을 배웠어요.
모란앵무를 키운 지 2년 됐어요. '안녕'을 가르치려고 매일 열 번씩 말해 줬는데 그건 한 번도 안 따라 하더니, 지난주부터 이상한 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후우—' 하고요.
처음에는 어디 아픈가 해서 병원에 데려갈 뻔했어요. 그런데 가만히 들어 보니 제 한숨이랑 박자가 똑같더라고요. 퇴근해서 가방 내려놓을 때 제가 내는 그 소리요. 얘는 제가 집에 오면 내는 소리가 그건 줄 아는 거예요. 일종의 인사로.
웃기면서도 좀 뜨끔했어요. 제가 그렇게 자주 한숨을 쉬는 줄 몰랐거든요. 2년 동안 '안녕' 열 번보다 한숨이 더 많았다는 거니까요.
그래서 요즘 실험 중입니다. 현관문 열고 들어오면서 한숨 대신 휘파람을 짧게 불어요. '휘익' 하고 두 음. 얘가 이걸 배우면 제 퇴근 소리가 바뀌는 거죠.
일주일째인데 아직은 한숨만 따라 해요. 대신 제가 달라졌어요. 휘파람을 불려면 입꼬리를 올려야 해서, 현관에서 억지로라도 표정이 한 번 풀립니다. 그 상태로 집에 들어오면 기분이 조금 달라요.
앵무새한테 뭘 가르치려다가 제가 배우고 있네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