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 아저씨가 택배 위에 올려 두신 감 두 개
택배 찾으러 갔다가 감을 받아 왔어요.
저희 오피스텔 경비 아저씨는 말수가 적으세요. 저도 낯을 가려서 2년 동안 '안녕하세요' 말고는 나눈 말이 거의 없습니다. 오갈 때 고개만 꾸벅하는 사이예요.
오늘 저녁에 택배 상자를 찾으러 내려갔더니 제 상자 위에 단감 두 개가 올려져 있었어요. 아저씨가 '고향에서 올라온 건데 혼자 다 못 먹어서' 하시더라고요. 그러고는 바로 모니터 쪽으로 몸을 돌리셨어요. 저만큼이나 쑥스러우셨던 것 같아요.
올라와서 감을 씻어 깎았습니다. 딱딱하고 달았어요. 반쪽 먹다가 좀 울컥했는데, 감 때문은 아니고요. 요즘 저는 이 건물에서 제가 있으나 없으나 아무도 모를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주말 내내 한마디도 안 하고 지나가는 날이 많아서요.
그런데 아저씨는 몇 호 사는 누가 요즘 늦게 들어오는지, 택배가 며칠째 쌓여 있는지 알고 계셨던 거죠. 감 두 개가 '여기 사는 거 알아요'라는 말처럼 들렸어요.
내일 출근길에 귤 한 봉지 사서 드리려고요. '잘 먹었습니다' 다섯 글자는 연습해서 꼭 말해 보겠습니다.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