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복 세 시간 통근러가 버스에서 하는 일
하루에 세 시간을 버스에서 보내면 1년에 한 달쯤 됩니다. 계산해 보고 후회했어요.
경기도 끝자락에서 서울 한복판으로 다녀요. 아침 6시 40분 버스를 놓치면 그다음은 서서 가야 해서, 정류장까지 매일 뜁니다. 이사하라는 말은 많이 들었는데 사정이 그렇게 안 돼요.
처음 1년은 그 시간이 너무 아까워서 영어 강의도 듣고 자격증 책도 폈어요. 한 달 하고 그만뒀습니다. 멀미도 나고, 무엇보다 회사 도착하기 전에 이미 지쳐 있더라고요.
3년 차가 정착한 버스 생활
- 가는 길: 아무것도 안 함. 창가 자리에서 눈 감고 있기. 자는 게 아니라 그냥 감고 있는 것
- 오는 길 전반: 회사 생각이 자동 재생되는 구간. 막지 않고 그냥 틀어 둠
- 오는 길 후반: 한강 다리 건널 때부터 이어폰. 그날 기분에 맞는 노래 세 곡
- 내리기 5분 전: 저녁 뭐 먹을지 정함. 이게 은근 중요해요
다리 건널 때 노래를 트는 건 제 나름의 퇴근 버튼이에요. 그 전까지는 회사 사람이고, 다리 넘으면 그냥 저예요. 이걸 정해 놓기 전엔 집에 와서도 계속 회의실에 앉아 있는 기분이었거든요.
요즘은 여섯 시 반이면 다리 위에서 해가 지는 게 보여요. 물이 주황색이 됐다가 금방 회색이 돼요. 그 3분은 세 시간 중에 유일하게 안 아까운 시간입니다.
장거리 다니시는 분들, 버스에서 뭐 하세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