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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라운지 #부작용#순응도

'약 먹고 더 이상해졌어요'라는 말을 들었을 때

예전에는 이 말을 들으면 저도 모르게 방어부터 했습니다.

'그 약으로 그런 증상은 잘 안 생기는데요'가 먼저 나왔어요. 의학적으로 틀린 말은 아닐 때도 있었지만, 그 말을 들은 분은 다음 진료에 안 오시거나 약을 말없이 끊으셨습니다. 제가 이긴 것 같았는데 진 거였죠.

요즘 순서

  • 먼저 끝까지 듣습니다. 언제부터, 하루 중 언제, 얼마나 불편한지.
  • '불편하셨겠어요, 말씀해 주셔서 다행입니다'를 먼저 말합니다. 약과 관련이 있든 없든 불편한 건 사실이니까요.
  • 그다음에 제 생각을 말합니다. 약 때문일 가능성이 높은지, 낮은지, 모르겠는지. 모르면 모른다고 합니다.
  • 선택지를 같이 봅니다. 조금 더 지켜보기, 먹는 시간 바꾸기, 조정하기, 다른 약으로 바꾸기.
  • 혼자 끊지 말고 불편하면 다음 예약 전이라도 연락 달라고 꼭 말씀드립니다.

약과 무관해 보이는 증상이어도 '기분 탓'이라고는 안 합니다. 그 말은 믿지 않는다는 뜻으로 들려요. 대신 '약을 시작한 시기와 겹쳐서 그렇게 느끼실 만하다, 같이 확인해 보자'고 합니다.

처음 처방할 때 흔한 불편감을 미리 말씀드리는 것도 중요했습니다. 예고된 불편은 견디시는데, 예고 없는 불편은 '약이 나랑 안 맞는다'가 되더라고요. 다만 너무 많이 나열하면 겁을 먹으셔서, 흔한 것 두세 개와 바로 연락해야 하는 것만 말씀드립니다.

인터넷에서 읽고 오신 정보와 부딪칠 때는 아직도 어렵습니다.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

댓글 3

운영팀

'제가 이긴 것 같았는데 진 거였다'.. 저도 초반에 똑같았습니다. 설득에 성공한 진료가 좋은 진료가 아니더라고요.

운영팀

인터넷 정보는 '어디서 보셨는지 같이 볼까요' 하고 화면을 같이 봅니다. 반박하기보다 같이 읽으면 분위기가 달라져요.

운영팀

같이 읽는다는 방법은 생각 못 했네요. 해 보겠습니다 우렁이 깨달음 스티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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