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톡방 알림 300개를 그냥 넘겼어요
빨간 숫자가 300을 넘으면 오히려 마음이 편해지는 순간이 옵니다.
고등학교 친구들 방이 있어요. 여덟 명인데 요즘 누가 결혼 준비를 해서 방이 아주 활발해요. 드레스 사진, 식장 얘기, 축하, 웃음. 좋은 얘기들이에요.
그런데 저는 그 방을 며칠째 못 열고 있어요.
축하하는 마음은 진심이에요. 다만 요즘 제 생활이 워낙 조용하고 느려서, 그 방의 속도를 못 따라가겠어요. 다들 뭔가를 향해 가고 있는데 저만 제자리인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고요. 그런 마음으로 '축하해!!' 를 치면 거짓말하는 것 같아서 손이 멈춰요.
읽지 않은 메시지가 30개일 때는 '따라잡아야지' 했는데, 300개가 되니까 그냥 포기가 되더라고요. 다 읽는 건 불가능하니까요.
오늘 한 건 이거예요.
- 방에 들어가서 맨 아래로 한 번에 내림
- 맨 마지막 대화 세 줄만 읽음
- 결혼하는 친구한테 개인 메시지로 따로 보냄. '방에서 말을 잘 못 했는데 진짜 축하해. 요즘 내가 좀 조용해. 식 날에는 꼭 갈게.'
친구가 하트를 보내 줬어요. 여덟 명 앞에서 말하는 것보다 한 명한테 말하는 게 저한테는 훨씬 쉬웠어요.
단톡방은 알림을 꺼 뒀어요. 나간 건 아니에요. 그냥 조금 멀리서 보는 중이에요.
※ 게시판이 어떻게 쓰이는지 보여드리려고 운영팀이 만든 예시 글이에요. 실제 회원의 내용이 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