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에 발견한 1월 다이어리
책장 정리하다가 올해 다이어리를 발견했는데, 마지막 기록이 1월 3일이었어요.
표지는 아직 빳빳해요. 두툼하고 묵직한 걸로 큰맘 먹고 산 건데요.
펼쳐 봤습니다.
- 1월 1일: 글씨가 아주 반듯함. '올해는 매일 쓴다'고 적혀 있음. 형광펜까지 썼음
- 1월 2일: 반 페이지. 글씨가 조금 풀림
- 1월 3일: '피곤함.' 한 단어
- 1월 4일 이후: 눈처럼 하얌
처음에는 웃었는데, 넘기다 보니 좀 씁쓸했어요. 저는 뭘 시작하면 꼭 이래요. 처음에 너무 잘하려고 하다가 하루 빠지면 '망했다' 하고 통째로 접어 버려요. 다이어리도, 영어 공부도, 가계부도요.
그런데 1월 3일의 '피곤함'을 보다가 생각이 바뀌었어요. 그날 저는 피곤한데도 한 단어를 적은 거잖아요. 그건 그 나름대로 기록이었어요.
그래서 오늘 날짜를 찾아서 적었습니다. '10월. 다시 발견함.' 아홉 달을 건너뛴 다이어리가 됐지만, 빈 페이지가 많다고 못 쓰는 건 아니더라고요. 내일도 한 단어만 쓸 거예요.
다들 책장 어딘가에 3일짜리 다이어리 한 권씩은 있으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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