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질 세 번째로 보냈습니다
이쯤 되면 제가 바질한테 뭘 잘못한 건지 알고 싶어요.
첫 번째 바질은 물을 너무 줘서, 두 번째는 물을 안 줘서 보냈어요. 그래서 세 번째는 정말 공부를 했거든요. 흙이 마르면 주고, 햇빛 드는 창가에 두고, 통풍도 시키고요. 이름도 지어 줬어요. '바삼이'(바질 3호).
그런데 지난주에 갑자기 찬바람이 들면서 창가 온도가 뚝 떨어졌나 봐요. 아침에 보니 잎이 축 처져서 까맣게 변해 있었어요. 추위에 약하다는 걸 그때 알았습니다.
바질이 저에게 가르쳐 준 것
- 과한 관심도, 무관심도 안 됨
- 계절이 바뀌면 자리도 바꿔 줘야 함
- 파스타에 올려 먹을 날은 생각보다 멀다
솔직히 좀 속상했어요. 이번에는 잘하고 싶었는데. '식물 하나도 못 키우는 사람'이라는 생각까지 갔다가, 그건 너무 멀리 간 것 같아서 돌아왔어요. 세 번 실패한 사람은 세 번 시도한 사람이기도 하니까요.
화분은 씻어서 엎어 놨어요. 봄에 네 번째를 들일지, 아니면 저한테 맞는 튼튼한 친구로 바꿀지 고민 중입니다. 잘 안 떠나는 식물 추천해 주실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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