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 첫 달, 대기실이 조용한 게 이렇게 무서울 줄
문 연 지 딱 한 달 됐습니다. 솔직한 기록을 남겨 둡니다.
첫날 오전에 환자가 한 분도 안 오셨어요. 직원 선생님과 둘이서 대기실 화분 위치만 세 번 바꿨습니다. 오후에 첫 환자분이 들어오시는데 제가 더 긴장해서 인사를 두 번 했어요.
봉직 때는 환자가 많아서 힘들었는데, 지금은 조용해서 힘듭니다. 사람 마음이 참.
한 달 동안 예상 못 했던 것
- 진료보다 진료 아닌 일이 훨씬 많다. 청구, 재고, 프린터, 정수기, 화장실 휴지
- 전자차트 세팅을 내 진료 흐름에 맞추는 데 2주가 걸렸다
- 전화 문의의 대부분은 '예약 없이 가도 되나요', '진단서 바로 나오나요'
- 퇴근이 봉직 때보다 늦다. 그런데 이상하게 덜 억울하다
- 조용한 시간에 불안해서 자꾸 뭔가를 고치려 든다
잘한 건 초진 시간을 넉넉하게 잡은 것입니다. 환자가 적은 지금이 아니면 못 할 것 같아서요. 첫 달에 오신 분들과는 정말 충분히 이야기했고, 그게 제가 개원한 이유였다는 걸 다시 느꼈어요.
못한 건 제 생활입니다. 주말에도 병원에 나와서 뭔가를 만지고 있어요. 가족이 '봉직 때보다 얼굴을 더 못 본다'고 합니다.
먼저 개원하신 선생님들, 첫 몇 달의 이 불안은 언제쯤 가라앉던가요. 그리고 초반에 꼭 잡아 두면 좋은 습관이 있을까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