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와서 약속 취소되면 좋은 사람, 나만 이런가요
오늘 저녁 약속이 비 때문에 미뤄졌는데, '아쉽다ㅠㅠ'라고 보내 놓고 사실은 이불 속에서 웃고 있어요.
친구가 싫은 게 아니에요. 만나면 재밌어요. 진짜로요.
그런데 약속 날이 다가오면 이상하게 무거워져요. 뭘 입지, 무슨 얘기 하지, 요즘 어떻게 지내냐고 물으면 뭐라고 하지. 나가기 전까지가 제일 힘들어요. 막상 나가면 괜찮은데도요.
그러다 '오늘 비 많이 온다는데 다음에 볼까?' 하는 메시지가 오면 온몸에 힘이 풀려요. 갑자기 생긴 저녁 시간이 선물 같아요.
오늘은 이렇게 보내고 있어요.
- 창문 살짝 열어 놓고 빗소리 듣기
- 냉동 만두 굽기
- 미뤄 둔 만화책 세 권
한편으로는 걱정도 돼요. 이러다 사람을 아예 안 만나게 되는 건 아닌가 싶어서요. 취소돼서 좋은 날이 너무 잦아지면 그건 좀 살펴봐야 할 것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하나만 정했어요. 미뤄진 약속은 그 자리에서 다음 날짜를 잡는다. 오늘도 '그럼 다음 주 토요일 어때' 하고 보냈어요. 그건 진심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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