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아홉 시의 아파트 단지는 네모난 불빛이 가득한 큰 벽 같아요. 잠이 잘 안 와서 요즘 저녁 먹고 동네를 한 바퀴 걸어요. 30분쯤. 음악은 안 듣고 그냥 걸어요. 그러다 보니 남의 집 창문을 보게 됐어요. 들여다보는 건 아니고요, 멀리서 불빛 색깔만요. 집집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