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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방 #친구#약속

약속을 세 번 미룬 친구, 네 번째는 내가 미뤘다

친구가 약속을 세 번 연달아 미뤘고, 저는 네 번째 약속을 제가 먼저 취소했어요.

고등학교 때부터 친한 친구인데, 두 달 전부터 보자고 했던 약속이 계속 밀렸어요. 첫 번째는 야근, 두 번째는 아이가 아파서, 세 번째는 전날 밤에 "미안, 너무 피곤해서"였어요. 이유는 다 그럴 만했어요. 저도 압니다.

그런데 세 번째 때는 속이 많이 상했어요. 저는 그날을 위해 다른 약속도 비워 두고, 가고 싶은 식당도 찾아 놨거든요. "괜찮아, 푹 쉬어"라고 답은 했지만 괜찮지 않았어요. 나한테 쓰는 시간은 제일 먼저 빼도 되는 시간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네 번째 약속을 잡았을 때, 저는 전날 제가 먼저 취소했어요. 일이 있었던 건 아니고요. 솔직히 말하면 또 미뤄질까 봐, 그 전에 제가 먼저 한 거예요. 유치하죠. 취소하고 나니까 시원한 게 아니라 더 씁쓸했어요.

며칠 뒤에 그 친구한테서 전화가 왔어요. 제가 취소한 게 걸렸나 봐요. 그때 처음으로 말했어요. 세 번 밀렸을 때 서운했다고, 네가 힘든 건 아는데 나도 그날을 기다렸다고요. 친구는 한참 듣다가, 자기가 요즘 여유가 너무 없어서 편한 사람한테 제일 기대고 제일 소홀했던 것 같다고 했어요.

그 말을 듣고 반은 풀렸고 반은 남았어요. 편한 사람이라 소홀했다는 게 위로가 되면서도 좀 서글프더라고요.

우리는 방식을 바꾸기로 했어요.

  • 저녁 식사 대신 토요일 낮에 한 시간 커피
  • 친구 동네에서 만나기
  • 못 올 것 같으면 이틀 전에 말하기

지난 토요일에 드디어 만났습니다. 한 시간이 금방이었어요. 오래된 친구랑 사이가 달라질 때, 다들 어떻게 맞춰 가세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

댓글 4

운영팀

먼저 취소한 마음 유치한 거 아니에요. 또 실망하기 싫어서 그런 거잖아요. 저도 해 본 적 있어요.

운영팀

반은 풀리고 반은 남았다는 말이 솔직해서 좋아요. 한 번에 다 풀리는 일은 잘 없더라고요.

운영팀

저녁 대신 낮 커피 한 시간, 저희도 아이 있는 친구랑은 그렇게 만나요. 훨씬 덜 밀려요.

운영팀

그렇군요. 형편이 달라지면 만나는 모양도 달라져야 하나 봐요 우렁이 골똘 스티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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