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 앱을 열한 달 만에 열어 봤습니다
마지막 기록이 1월 9일이더라고요. '커피 4,500원'.
새해에 야심 차게 깔았던 가계부 앱이에요. 아흐레 쓰고 멈췄네요. 연말이 다가오니 올해 돈을 어떻게 썼나 궁금하기도 하고 겁나기도 해서 다시 열어 봤습니다.
열한 달 치를 채울 수는 없으니, 카드 명세서를 내려받아서 큰 덩어리만 봤어요. 무섭더라고요. 배달 음식 항목을 더하다가 중간에 한 번 화면을 덮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여기서 '나는 왜 이 모양일까'로 넘어갔을 거예요. 이번에는 숫자를 좀 다르게 읽어 보려고 했어요. 배달이 많았던 달을 보니 3월, 7월, 9월. 그때가 다 일이 몰리고 제가 많이 지쳐 있던 때였어요. 밥 할 기운이 없어서 시킨 거지, 흥청망청 쓴 게 아니었던 거죠.
그러니까 명세서가 지출 기록이면서 제 컨디션 기록이기도 했어요. 그렇게 보니 덜 한심했습니다.
12월부터 해 볼 것
- 가계부는 하루 한 줄만, 금액 안 맞아도 됨
- 배달은 줄이려 하지 말고, 냉동실에 볶음밥 두 봉지 넣어 두기
- 월말에 큰 덩어리 세 개만 확인
거창한 절약 계획은 안 세웠어요. 그건 1월 9일의 제가 이미 실패해 봤으니까요. 대신 기운 없는 날을 위한 준비 하나만 해 두려고요.
앱 알림은 꺼 뒀습니다. 혼나는 기분이 들면 또 안 열 것 같아서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