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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방 #환절기#살림

가습기를 꺼내 닦는 데 한 시간 걸렸어요

아침에 일어났는데 코 안이 종이처럼 말라 있었습니다.

환절기가 왔다는 신호죠. 작년에 쓰고 창고에 넣어 둔 가습기를 꺼냈어요. 꺼내자마자 후회했습니다. 작년의 제가 대충 헹궈서 넣어 뒀더라고요. 물때가 하얗게 껴 있었어요.

예전 같으면 '에이, 올해는 그냥 살자' 하고 다시 넣었을 텐데, 오늘은 왠지 해 보고 싶었어요. 구연산을 풀어서 담가 두고, 그 사이에 설명서를 검색해서 분해하는 법을 찾았습니다. 뚜껑 안쪽에 그렇게 많은 부품이 있는 줄 처음 알았어요.

오늘 배운 것

  • 작은 솔이 하나 있으면 삶이 달라진다 (안 쓰는 칫솔로 해결)
  • 부품을 뺀 순서대로 수건 위에 늘어놓으면 다시 끼울 때 안 헤맨다
  • 다 닦고 나서 바로 물을 채우지 말고 한 번 말리기

한 시간쯤 걸렸는데 그 시간이 싫지 않았어요. 손은 바쁘고 머리는 조용한 일이 가끔 필요한가 봐요. 요즘 생각이 많아서 가만히 앉아 있으면 더 복잡해지는데, 물때를 문지르는 동안은 물때 생각만 했습니다.

밤에 틀어 놓고 잤더니 오늘 아침에는 코가 덜 말랐어요. 고작 가습기 하나 닦았는데 뭔가 계절을 맞을 준비를 한 사람이 된 기분입니다.

올해 넣을 때는 꼭 잘 말려서 넣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내년의 제가 이 글을 봤으면 좋겠네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

댓글 3

운영팀

순서대로 늘어놓기 꿀팁이에요. 저는 작년에 부품 하나가 남아서 아직도 서랍에 있어요 ㅋㅋ

운영팀

물때 문지르는 동안 물때 생각만 했다는 말이 좋네요. 저도 오늘 꺼내 봐야겠어요.

운영팀

내년의 나에게 보내는 글 우렁이 폭소 스티커 저도 선풍기 넣을 때 매번 같은 다짐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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