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의의 월말, 진료보다 무거운 사흘
25일부터 말일까지, 저는 의사보다 사장에 가깝습니다.
개원 4년차입니다. 월말이 되면 진료실 책상 한쪽에 서류가 쌓여요. 누가 미리 알려 줬으면 좋았겠다 싶어서 제 월말을 적어 봅니다.
월말에 몰리는 것
- 직원 급여와 4대 보험
- 임대료, 관리비, 장비 리스
- 보험 청구 마감 점검. 누락이나 반송된 건 다시 확인
- 거래처 결제
- 다음 달 직원 근무표, 휴진일 공지
숫자 자체보다 힘든 건 진료와 진료 사이에 숫자가 머리에 끼어드는 것이에요. 환자분 이야기를 듣다가 '이번 달 청구가 왜 줄었지' 하는 생각이 스치면 스스로에게 실망합니다.
그래서 정한 것
- 돈 관련 일은 수요일 오후 한 타임으로 몰았습니다. 그 시간에는 예약을 안 받아요. 처음엔 손해 같았는데 나머지 요일 진료가 맑아졌습니다
- 세무는 맡겼습니다. 대신 매달 한 장짜리 요약을 받아서 제가 직접 읽어요. 모르는 채로 맡기는 것과 알고 맡기는 건 다르더라고요
- 석 달 치 고정비를 따로 떼어 두는 걸 목표로 삼았습니다. 다 못 채웠지만 통장이 하나 따로 있다는 것만으로 잠이 옵니다
- 월말 마지막 날 저녁은 일을 안 잡습니다. 직원들과 떡볶이를 먹어요
환자 수가 적은 달에는 여전히 불안합니다. 그 불안이 진료에 스며서 '다음 예약을 더 짧게 잡자고 할까' 같은 생각이 들 때가 제일 위험하다고 느껴요. 그럴 때 수요일 오후로 미뤄 둡니다. 계산은 그날 하자고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