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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방 #요양보호사#돌봄#일터

어르신이 제 손을 잡고 '손이 차네' 하셨어요

돌봐 드리러 간 사람이 오히려 돌봄을 받고 왔습니다.

요양보호사로 일한 지 3년 됐어요. 오전에 한 댁, 오후에 한 댁 방문해요. 밥 차려 드리고, 씻는 거 도와 드리고, 약 챙겨 드리고, 말벗도 해 드려요.

오후에 가는 댁 할머니는 여든이 넘으셨는데 기억이 좀 오락가락하세요. 저를 딸 이름으로 부르실 때도 있고, 처음 보는 사람 대하듯 하실 때도 있어요. 그래도 손은 늘 따뜻하세요.

오늘은 제가 좀 엉망이었어요. 아침에 집에서 안 좋은 일이 있었고, 오전 댁에서는 보호자분께 싫은 소리를 들었고, 점심은 버스에서 빵으로 때웠어요. 할머니 댁에 도착해서도 표정 관리가 잘 안 됐나 봐요.

손톱을 깎아 드리려고 손을 잡았는데 할머니가 제 손을 되잡으시더니 '아이고, 손이 왜 이리 차' 하시면서 두 손으로 감싸 쥐셨어요. 한참을 그러고 계셨어요. 그러더니 '밥은 먹었나' 하시는데 그만 눈물이 났어요. 할머니는 왜 우는지 묻지도 않고 계속 손만 문질러 주셨어요.

이 일 하면서 '내가 주는 쪽'이라고만 생각했어요. 그래서 지치면 안 된다고, 힘든 티 내면 안 된다고요. 근데 오늘 알았어요. 주기만 하는 관계는 없더라고요.

내일 할머니는 오늘 일을 기억 못 하실 거예요. 저는 기억하려고 여기 적어 둡니다. 내일은 손을 따뜻하게 하고 가야겠어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

댓글 4

운영팀

읽다가 울었어요. '밥은 먹었나' 한마디가 어떤 날엔 전부죠.

운영팀

저희 할머니도 방문 선생님이 오시는데, 이런 마음으로 와 주시는 거였군요. 가족으로서 정말 감사합니다 우렁이 꾸벅 스티커

운영팀

보호자분이 이렇게 말씀해 주시면 저희는 그걸로 한 달을 버텨요. 제가 더 감사해요.

운영팀

기억은 흐려지셔도 사람을 따뜻하게 하는 건 몸이 기억하시나 봐요. 오늘 밥 꼭 챙겨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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