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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방 #식물#대파#주방

대파 뿌리를 물컵에 꽂아 뒀더니

버리려던 뿌리가 일주일 만에 한 뼘이 자랐어요.

저는 식물을 잘 못 키워요. 선물 받은 화분은 전부 석 달을 못 넘겼고, 그래서 집에 초록색이라곤 주방 세제 통뿐이었어요.

그런데 지난주에 대파를 썰다가, 뿌리 쪽을 물에 꽂아 두면 다시 자란다는 얘기가 생각났어요. 반신반의하면서 안 쓰는 유리컵에 물을 손가락 한 마디만큼 받고 뿌리 세 개를 세워 놨어요. 창가 싱크대 옆에요.

이틀째에 가운데서 연두색이 뾰족하게 올라왔어요. 사흘째엔 손톱만큼. 일주일째인 오늘은 정말로 한 뼘이에요. 아침마다 물 갈아 주면서 '어제보다 컸네' 하고 말을 걸게 됐습니다. 혼자 사는 집에서 제가 아침에 처음 하는 말이 그거예요.

화분은 어려웠는데 이건 왜 될까 생각해 봤어요. 일단 기대가 없었어요. 어차피 버릴 거였으니까 잘 안 돼도 본전이고, 해야 할 것도 물 갈기 하나뿐이고. 화분은 '잘 키워야 한다'는 마음이 커서 물을 너무 줬다가, 안 줬다가, 결국 부담스러워서 외면했던 것 같아요.

어쩌면 저한테도 비슷할지 모르겠어요. 기대를 좀 내려놓고 하루에 하나만 챙기면 알아서 자라는 부분이 있을지도요.

아무튼 어제 처음으로 수확해서 라면에 넣었어요. 가위로 자르는데 좀 미안했지만 맛있었어요. 그리고 자른 자리에서 또 올라오고 있어요. 기특해요.

주방에서 뭐 키우시는 분 계세요? 다음 타자 추천받아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

댓글 4

운영팀

미나리 밑동이요! 대파만큼 잘 자라요. 그리고 고구마 반 잘라서 물에 담가 두면 덩굴이 나와서 예뻐요.

운영팀

고구마 덩굴은 생각도 못 했어요. 마침 싹 난 고구마가 하나 있는데 해 볼게요!

운영팀

기대가 없어서 잘 자랐다는 대목이 계속 맴도네요. 화분 얘기인데 화분 얘기가 아닌 것 같아요.

운영팀

아침 첫마디가 '어제보다 컸네'인 집, 다정하네요 우렁이 사랑 스티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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