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잠 시간, 스무 명이 동시에 조용한 20분
하루 중 유일하게 제 숨소리가 들리는 시간이에요.
어린이집에서 다섯 살 반을 맡고 있어요. 아침 여덟 시 반부터 '선생님!'이 평균 3초에 한 번씩 들려요. 신발 짝이 바뀌었고, 누가 누굴 밀었고, 화장실이 급하고, 물을 쏟았고. 동시에요.
그러다 오후 한 시가 되면 낮잠 시간이 와요. 이불 깔고, 커튼 치고, 자장가 틀고, 안 자겠다는 아이 등을 토닥이고. 15분쯤 지나면 마지막 한 명까지 눈이 감겨요. 그 순간 교실이 거짓말처럼 조용해집니다.
스무 명이 숨 쉬는 소리가 들려요. 누구는 코를 골고, 누구는 입을 벌리고, 누구는 인형을 꼭 쥐고. 오전 내내 저를 힘들게 한 아이도 자는 얼굴은 그냥 다섯 살이에요.
원래 이 시간에 알림장을 써야 하는데, 요즘은 처음 5분은 아무것도 안 해요. 교실 구석 작은 의자에 앉아서 그냥 있어요. 무릎이 턱에 닿는 의자지만요. 그 5분이 없으면 오후를 못 버티겠더라고요.
사실 지난 학기엔 많이 지쳐서 그만둘까도 생각했어요. 아이들이 싫어진 게 아니라 제가 바닥난 거였어요. 지금도 다 채워진 건 아닌데, 5분씩이라도 쉬니까 퇴근할 때 눈물이 나는 날은 줄었어요.
오늘은 한 아이가 자다 깨서 '선생님 왜 가만히 있어요?' 하길래 '선생님도 쉬는 중이야' 했더니 '아~' 하고 다시 잤어요. 귀여워서 적어 둡니다.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