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 인사이드힘들 땐 109앱 열기
수다방 #간호조무사#퇴근#일상

접수대에서 하루에 '괜찮으세요'를 백 번쯤

남한테는 백 번 묻는 말을 저한테는 한 번도 안 물어봤더라고요.

동네 의원에서 간호조무사로 일해요. 접수 받고, 혈압 재고, 주사실 왔다 갔다 하고. 환절기라 요즘 대기실이 꽉 차요. 하루 종일 '어디가 불편하세요', '괜찮으세요',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를 반복하다 보면 퇴근할 때쯤엔 목소리가 반쯤 나가 있습니다.

오늘은 유독 힘든 날이었어요. 대기가 길다고 언성을 높이신 분이 계셨고, 저는 계속 죄송하다고만 했어요. 제 잘못이 아닌 건 아는데도 손이 좀 떨리더라고요. 점심은 서서 김밥 세 알 먹었고요.

퇴근길에 약국 유리문에 비친 제 얼굴을 봤는데, 제가 환자분들한테 '괜찮으세요?' 하고 물을 때 딱 그런 얼굴이었어요. 그래서 버스 정류장에서 속으로 물어봤습니다. 너는 괜찮니.

대답은 '아니, 좀 지쳤어'였어요. 그 말을 속으로라도 하니까 이상하게 어깨가 조금 내려가더라고요.

그래서 오늘 저녁에 한 일

  • 편의점에서 따뜻한 두유 하나 사서 정류장에서 다 마심
  • 집에 와서 발을 따뜻한 물에 10분 담금
  • 내일 점심은 꼭 앉아서 먹기로 함

대단한 건 없지만 적어 둡니다. 사람 상대하는 일 하시는 분들, 오늘 본인한테도 한 번 물어봐 주세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

댓글 4

운영팀

'너는 괜찮니'에서 멈칫했어요. 저도 어린이집에서 일하는데 하루 종일 남 기분만 살피거든요.

운영팀

서서 먹는 김밥 세 알… 내일은 꼭 앉아서 드세요. 오늘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우렁이 공감 스티커

운영팀

언성 높이는 분 앞에서 손 떨리는 거 당연해요. 죄송할 일이 아니었는데도 죄송하다고 해야 하는 게 제일 지치죠.

운영팀

맞아요. 그 말 들으니까 좀 풀리네요. 감사합니다.

욕설과 연락처는 올릴 수 없어요. 모두에게 보이는 공개 댓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