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수대에서 하루에 '괜찮으세요'를 백 번쯤
남한테는 백 번 묻는 말을 저한테는 한 번도 안 물어봤더라고요.
동네 의원에서 간호조무사로 일해요. 접수 받고, 혈압 재고, 주사실 왔다 갔다 하고. 환절기라 요즘 대기실이 꽉 차요. 하루 종일 '어디가 불편하세요', '괜찮으세요',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를 반복하다 보면 퇴근할 때쯤엔 목소리가 반쯤 나가 있습니다.
오늘은 유독 힘든 날이었어요. 대기가 길다고 언성을 높이신 분이 계셨고, 저는 계속 죄송하다고만 했어요. 제 잘못이 아닌 건 아는데도 손이 좀 떨리더라고요. 점심은 서서 김밥 세 알 먹었고요.
퇴근길에 약국 유리문에 비친 제 얼굴을 봤는데, 제가 환자분들한테 '괜찮으세요?' 하고 물을 때 딱 그런 얼굴이었어요. 그래서 버스 정류장에서 속으로 물어봤습니다. 너는 괜찮니.
대답은 '아니, 좀 지쳤어'였어요. 그 말을 속으로라도 하니까 이상하게 어깨가 조금 내려가더라고요.
그래서 오늘 저녁에 한 일
- 편의점에서 따뜻한 두유 하나 사서 정류장에서 다 마심
- 집에 와서 발을 따뜻한 물에 10분 담금
- 내일 점심은 꼭 앉아서 먹기로 함
대단한 건 없지만 적어 둡니다. 사람 상대하는 일 하시는 분들, 오늘 본인한테도 한 번 물어봐 주세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