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한 번, 동료 다섯이 모이는 저녁
개원하고 제일 낯설었던 건 하루 종일 의사가 저 혼자라는 점이었습니다.
수련 때는 복도에서 '이럴 땐 어떻게 하세요' 하고 물을 수 있었는데, 지금은 판단이 다 제 안에서 시작해서 제 안에서 끝납니다. 그게 2년쯤 쌓이니까 제 진료가 맞는 건지 감이 흐려졌어요.
그래서 수련 동기와 선후배 다섯이 모임을 만들었습니다. 3년째입니다.
규칙
- 매달 정해진 요일 저녁. 날짜를 매번 잡으면 흐지부지돼서 고정했어요.
- 한 사람이 막힌 사례 하나를 가져옵니다. 잘된 사례 말고요.
- 환자분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는 빼고 이야기합니다. 자료는 남기지 않아요.
- 조언은 '나라면'으로 시작합니다. '그건 틀렸다'는 금지.
- 남은 시간은 운영 이야기. 직원, 예약, 서류.
- 여기서 나온 얘기는 밖으로 안 나갑니다.
의외로 사례보다 뒤쪽 잡담이 도움이 될 때가 많습니다. 누가 '요즘 출근이 싫다'고 하면 다들 '나도'라고 해요. 그 '나도' 한마디가 큽니다.
한 번은 제가 어떤 환자분께 유독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는 걸 동료가 짚어 줬어요. 저는 몰랐습니다. 혼자서는 안 보이는 게 있더라고요.
지방에 계셔서 모이기 어려운 분들은 화상으로도 한다고 들었습니다. 형식보다 꾸준함이 중요한 것 같아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