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진 설문지, 받기만 하고 안 읽던 시절 반성
초진 때 대기실에서 설문지를 드리는데, 한동안 저는 점수만 보고 넘겼습니다.
환자분은 20분 걸려 성실하게 쓰셨는데 제가 같은 질문을 처음부터 다시 물은 거예요. 어느 분이 '아까 다 썼는데요' 하셨을 때 민망했습니다.
바꾼 방식
- 설문지를 줄였습니다. 여러 장이던 걸 앞뒤 한 장으로. 길면 뒤쪽은 대충 쓰게 되시더라고요.
- 척도는 꼭 필요한 것만 남기고, 나머지는 주관식 세 개. '가장 힘든 것', '언제부터', '오늘 진료에서 바라는 것'.
- 진료실 들어오시기 전에 제가 2분 동안 읽습니다.
- 첫 질문을 설문지에서 시작합니다. '여기 잠을 못 잔다고 쓰셨는데, 그 얘기부터 들을 수 있을까요.'
- 척도 점수는 숫자로 통보하지 않고, 어느 문항에 높게 표시하셨는지를 같이 봅니다.
세 번째 주관식이 제일 쓸모 있습니다. 약을 원하시는지, 이야기를 하고 싶으신지, 서류가 필요하신지, 가족이 가 보라 해서 오신 건지가 거기서 보여요. 그걸 모르고 시작하면 서로 다른 얘기를 하다 끝납니다.
주의할 점도 있어요. 설문지에 민감한 내용을 쓰신 경우 접수대에서 다른 사람 눈에 띄지 않게 해야 합니다. 저희는 클립보드에 덮개가 있는 걸 쓰고, 받자마자 바로 진료실로 가져오게 했습니다.
태블릿으로 받는 분들은 어떤가요? 연세 있으신 분들이 어려워하실까 봐 아직 종이를 씁니다.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