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 미룬 은행 업무, 오늘 보고 왔어요
창구에 앉아 있던 시간은 12분이었습니다. 반년을 미뤘는데요.
오래된 통장 하나를 정리해야 했어요. 안 쓰는 계좌인데 자동이체가 하나 걸려 있어서 앱으로는 안 되고 직접 가야 한다더라고요. 그 말을 들은 게 4월이에요.
왜 그렇게 미뤘는지 적어 보면요.
- 은행은 평일 낮에만 열어서 시간을 따로 내야 함
- 번호표 뽑고 기다리는 그 분위기가 부담스러움
- 서류를 잘못 챙겨 가서 다시 오라고 할까 봐
- 직원분 앞에서 뭘 물어보면 버벅거릴 것 같아서
적고 보니 '귀찮아서'가 아니라 조금씩 다 무서웠던 거네요.
오늘은 방법을 바꿨어요. 어젯밤에 필요한 걸 미리 검색해서 메모장에 적어 놨어요. 신분증, 통장, 그리고 창구에서 할 말 한 줄. '이 계좌 해지하고 자동이체 옮기고 싶어요.' 그걸 그대로 읽었습니다.
직원분이 '네, 금방 해 드릴게요' 하시고는 정말 금방 해 주셨어요. 나오는데 다리에 힘이 풀리면서 웃음이 났어요. 이걸 반년을.
돌아오는 길에 호두과자 한 봉지 샀어요. 상으로요. 미뤄 둔 일 있는 분들, 할 말을 한 줄로 적어 가는 거 추천해요.
※ 게시판이 어떻게 쓰이는지 보여드리려고 운영팀이 만든 예시 글이에요. 실제 회원의 내용이 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