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환자분 진료, 천천히 하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어르신 환자분이 늘면서 제 진료 속도가 얼마나 빨랐는지 알게 됐습니다.
의원 주변에 오래된 주택가가 있어서 일흔, 여든 넘으신 분들이 꾸준히 오십니다. 처음엔 젊은 환자분들 보듯이 질문했는데 대답이 잘 안 나왔어요. 못 들으신 건지, 생각 중이신 건지, 말하기 싫으신 건지 구분이 안 됐습니다.
바꾼 것들
- 마스크를 쓸 때는 더 천천히, 낮은 목소리로. 높은 소리가 더 안 들리신다고 해서요
- 한 번에 한 가지만 묻는다
- 약 봉투와 다른 병원에서 받은 약을 전부 가져오시게 한다. 말씀으로는 '혈압약 하나'인데 봉투를 보면 훨씬 많다
- '우울하세요?'보다 '요즘 입맛은 어떠세요', '밤에 몇 번 깨세요'로 묻는다. 기분 대신 몸으로 말씀하시는 분이 많다
- 기억력이 걱정되면 보호자분과 같이 오시는 날을 따로 잡는다
- 설명은 큰 글씨로 한 장 적어 드린다
약은 적게 시작해서 천천히 올리고, 넘어짐이나 낮 졸림을 꼭 여쭙니다. 새 약을 더하기 전에 줄일 수 있는 게 없는지 먼저 보려고 해요.
마음이 쓰이는 건 혼자 사시는 분들입니다. 진료실이 그 주에 유일하게 누군가와 길게 이야기하는 자리인 분도 계세요. 그런 분께는 약보다 '다음 주에도 봬요'가 더 큰 처방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주민센터나 복지관 프로그램을 같이 알아봐 드리기도 하고요.
노인 진료 많이 하시는 선생님들의 요령을 듣고 싶습니다.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