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 넘어 혼자 먹는 저녁, 반찬은 세 가지로
혼자 산 지 4년째인데, 저녁 밥상 차리는 일이 아직도 제일 어렵습니다.
처음 혼자가 됐을 때는 서서 먹었어요. 싱크대 앞에서 냄비째로. 설거지가 줄어드니 합리적이라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그렇게 반년쯤 먹으니까 밥맛이라는 게 없어지더군요. 배만 채우는 거지 식사가 아니었어요. 주말에 딸이 와서 보더니 아무 말 없이 반찬통 세 개를 사 놓고 갔습니다.
그 뒤로 규칙을 하나 정했어요. 앉아서, 그릇에 덜어서, 반찬은 세 가지.
대단한 건 아닙니다. 오늘은 이랬어요.
- 두부 부침 (간장만 찍어서)
- 마트에서 산 깻잎장아찌
- 김
김도 반찬으로 칩니다. 안 치면 세 가지 채우기가 어려워서요.
텔레비전은 켜 놓습니다. 사람 목소리가 있어야 밥이 넘어가더라고요. 요즘은 여행 프로그램을 주로 틀어요. 남이 먹는 걸 보면서 먹으면 같이 먹는 기분이 조금 납니다.
차려 놓고 먹으니 신기하게 설거지가 싫지 않습니다. 그릇 서너 개 씻는 동안 오늘 하루가 정리되는 기분이 들어요. 서서 먹던 때에는 하루가 그냥 뚝 끊기듯 끝났거든요.
혼자 드시는 분들, 밥상 어떻게 차리세요. 젊은 분들 요령도 좀 배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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