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에서 한마디 하고 온 날
오늘 회의에서 제 의견을 한 문장 말했어요. 한 문장이요.
저는 회의 시간에 거의 말을 안 하는 사람이에요. 할 말이 없어서가 아니라, 머릿속으로 문장을 다듬는 동안 주제가 넘어가 버려요. 그러고 나면 '역시 가만히 있길 잘했어'와 '또 아무 말도 못 했네'가 동시에 와요.
오늘은 일정 얘기가 나왔는데, 누가 봐도 무리한 날짜였어요. 다들 고개만 끄덕이길래 손이 먼저 올라갔습니다. '그 날짜면 검수할 시간이 이틀밖에 안 남는데 괜찮을까요?' 이게 전부예요.
목소리가 좀 떨렸고, 말하고 나서 귀가 뜨거웠어요. 그런데 옆 팀 분이 '아 맞네요' 하시더니 일정이 사흘 밀렸어요.
끝나고 든 생각
- 완벽한 문장이 아니어도 말은 통한다
- 떨리는 건 나만 안다 (아마도)
- 사흘 벌었다
자리로 돌아와서는 한 시간쯤 '괜히 나섰나' 하고 곱씹긴 했어요. 그 버릇은 그대로예요. 그래도 곱씹으면서도 말은 했다는 게 오늘의 수확입니다.
퇴근길에 편의점에서 제일 비싼 아이스크림 하나 샀어요. 오늘 각자 버틴 일 하나씩 적고 가요.
※ 게시판이 어떻게 쓰이는지 보여드리려고 운영팀이 만든 예시 글이에요. 실제 회원의 내용이 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