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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방 #친구#서운함

단톡방에서 내 말만 조용히 지나갔을 때

다섯 명이 있는 방에 글을 올렸는데,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대학 동기 단체방이에요. 제가 "다음 달에 다 같이 한번 볼까?" 하고 올렸는데, 읽음 표시는 줄어드는데 답이 없었어요. 한 시간 뒤에 다른 친구가 전혀 다른 얘기, 드라마 얘기를 올렸고, 거기엔 답이 줄줄이 달렸습니다. 제 말은 그 위로 밀려 올라갔고요.

그 순간 가슴이 훅 내려앉더라고요. 별일 아닌데요. 그런데 머릿속에선 벌써 결론이 나 있었어요. '다들 나랑 만나기 싫은 거다', '내가 눈치 없이 굴었나', '이 방에서 나만 겉도는구나'.

저녁 내내 그 방을 몇 번이나 열어 봤는지 몰라요. 열어 보고, 여전히 답이 없는 걸 확인하고, 더 가라앉고. 나갈까도 생각했어요.

자기 전에 메모장에 적어 봤습니다. 다른 설명이 있을 수 있는지요.

가능한 다른 이유

  • 다들 일정을 확인해 보고 답하려다 잊었을 수 있다
  • 누가 먼저 답하길 서로 기다렸을 수 있다
  • 드라마 얘기는 답하기 쉽고, 약속 잡는 얘기는 품이 든다
  • 저도 남의 글에 답 안 하고 넘어간 적이 많다. 싫어서가 아니었다

마지막 줄을 쓰고 나서 좀 누그러졌어요. 제가 그랬던 기억이 실제로 꽤 있었거든요.

다음 날 아침에 한 친구가 "어 나 좋아! 둘째 주 어때?" 하고 답을 달았고, 그 뒤로 날짜가 정해졌어요. 제가 밤새 쓴 시나리오는 하나도 안 맞았습니다.

그래도 서운했던 건 서운했던 거예요. 그 마음까지 없던 걸로 하고 싶진 않아요. 다만 답이 없다는 것과 내가 싫다는 것 사이에 다른 칸이 많다는 걸, 다음엔 조금 더 빨리 떠올리고 싶어요. 다들 이럴 때 어떻게 하세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

댓글 4

운영팀

읽음 표시만 줄어드는 그 시간, 정말 길게 느껴지죠. 밤새 시나리오 쓴 거 저도 자주 해요.

운영팀

그 방을 몇 번이나 열어 봤는지 몰라요. 같은 분이 계시다니 조금 위로가 돼요 우렁이 머쓱 스티커

운영팀

'저도 남의 글에 답 안 하고 넘어간 적 많다'에서 뜨끔했어요. 맞아요, 싫어서가 아니었어요.

운영팀

서운했던 건 서운했던 거라고 인정하는 대목이 좋았어요. 그것까지 지울 필요는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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