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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방 #친구#서운함

내 생일을 잊은 친구에게 서운했던 일

생일 다음 날까지 기다렸는데, 연락이 없었어요.

십오 년 된 친구예요. 저는 그 친구 생일을 한 번도 빼먹은 적이 없고, 올해도 케이크 쿠폰이랑 긴 메시지를 보냈어요. 그런데 제 생일엔 아무 말이 없었습니다. 자정에도, 저녁에도, 그다음 날에도요.

처음엔 '바쁘겠지' 했어요. 그 친구가 요즘 이직해서 정신없는 거 아니까요. 그런데 사흘째 되니까 마음이 꼬이기 시작하더라고요. '나만 챙기는 사이였나', '나는 그 정도 사람이었나', '이제 연락하지 말까'. 생일 하나 잊은 일이 어느새 십오 년 전체에 대한 의심으로 번져 있었어요.

상담에서 이 얘기를 했더니 선생님이 물으셨어요. "친구분이 잊었다는 사실이랑, 거기에 붙인 뜻을 나눠 보면 어때요?"

  • 사실: 친구가 올해 제 생일에 연락하지 않았다
  • 제가 붙인 뜻: 나는 소중하지 않다, 이 관계는 나 혼자 붙잡고 있다

적어 놓고 보니 두 줄 사이가 꽤 멀더라고요. 그 친구는 제가 이사할 때 하루를 통째로 내서 짐을 날라 준 사람이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일주일 뒤에 말했어요. 따지는 말투가 될까 봐 몇 번을 고쳐 썼습니다. "이번에 내 생일 그냥 지나가서 좀 서운했어. 바쁜 거 알아서 말할까 말까 했는데, 말 안 하면 혼자 꽁할 것 같아서."

답이 십 분 만에 왔어요. 달력을 잘못 봐서 다음 주인 줄 알았대요. 미안하다고, 밥 사겠다고요. 허탈하면서 웃음이 났어요.

서운한 게 한 번에 다 풀리진 않았어요. 며칠은 좀 남아 있었고요. 그래도 말하지 않고 멀어지는 것보다는 훨씬 나았다고 생각해요. 서운하다는 말, 다들 잘 꺼내시는 편이에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

댓글 4

운영팀

사실이랑 거기에 붙인 뜻을 나눠 본다는 거, 저도 써먹어야겠어요. 늘 한 덩어리로 받아들였거든요.

운영팀

저는 못 꺼내는 편이에요. 꽁하다가 혼자 멀어진 친구가 몇 있어서 이 글이 좀 아프네요.

운영팀

저도 그렇게 멀어진 친구가 있어요. 그래서 이번엔 꼭 말해 보고 싶었어요.

운영팀

보내신 문장이 참 좋아요. 탓하지 않으면서 마음은 다 전해지는 말이네요 우렁이 공감 스티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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