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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방 #날씨#햇볕

햇볕 드는 시간에 맞춰 의자를 옮겨요

우리 집 거실에 해가 드는 시간은 오전 열 시부터 열한 시 반까지, 딱 그만큼입니다.

북동향 집이라 볕이 귀해요. 처음 이사 왔을 땐 몰랐는데, 겨울이 되니까 집이 하루 종일 어둑하더라고요. 재택근무를 하는 날엔 형광등 아래에서만 있다가 해가 진 줄도 모르고 하루가 끝나요. 그런 날은 저녁에 유독 기운이 없었어요.

어느 날 거실 바닥에 네모난 햇빛이 떨어져 있는 걸 봤어요. 창틀 모양 그대로요. 그게 조금씩 움직이다가 한 시간 반쯤 뒤에 사라지더라고요. 그걸 보고 나서 그 네모 안으로 의자를 끌고 가기 시작했습니다.

재택하는 날 열 시가 되면 노트북을 들고 햇빛 네모 안에 앉아요. 해가 움직이면 의자도 조금씩 옮기고요. 좀 우스운 모습일 거예요. 고양이가 볕 따라 자리 옮기는 거랑 똑같아서요 ㅋㅋ

달라진 게 있냐면,

  • 오전에 덜 졸려요
  • 등이 따뜻하니까 어깨가 좀 풀려요
  • '오늘 해를 봤다'는 게 하루에 하나 남아요
  • 열 시가 기다려져서, 그 전에 씻고 앉게 돼요

기분이 확 좋아진다고는 못 하겠어요. 흐린 날엔 네모가 아예 안 생기니까 그런 날은 그냥 스탠드를 켜고요. 그래도 볕이 드는 날의 그 한 시간 반은 하루 중에 제일 괜찮은 시간이 됐습니다.

출근하는 날엔 점심 먹고 건물 앞 양지바른 벤치에 오 분쯤 서 있다 들어가요. 그것도 비슷한 느낌이에요.

이사 갈 형편은 아니니까, 지금 집에서 구할 수 있는 볕을 최대한 챙기는 중이에요. 커튼도 두꺼운 걸 떼고 얇은 걸로 바꿨어요. 큰 변화는 아닌데 아침에 방이 한 톤 밝아졌습니다. 없는 걸 아쉬워하기보다 있는 한 시간 반을 쓰기로 했어요.

집에서 볕이 제일 잘 드는 자리, 다들 어디예요? 저는 거실 바닥 네모입니다.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

댓글 4

운영팀

고양이처럼 볕 따라 옮겨 앉는 모습 상상하니 귀여워요 ㅋㅋ 저도 창가 자리 찾아봐야겠어요.

운영팀

저희 집은 오후 세 시에 부엌 식탁이요. 그 시간엔 일부러 거기서 차 마셔요 우렁이 티타임 스티커

운영팀

부엌 식탁 햇볕에 차 한 잔, 그림이 그려져요. 저도 볕 속에서 뭘 마셔 봐야겠네요.

운영팀

'오늘 해를 봤다'가 하루에 하나 남는다는 게 좋네요. 요즘 그런 게 필요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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