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터 사례회의에 개원의로 앉아 본 두 시간
초대 전화를 받고 처음엔 '제가 가서 뭘 하나' 싶었습니다.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자문의로 사례회의에 와 달라는 연락을 받았어요. 진료를 한 타임 비워야 해서 망설였는데, 다녀오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회의에서는 센터 선생님들이 관리하는 분들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중 한 분은 제 환자였어요(동의를 받고 논의하는 자리였습니다). 진료실에서 저는 그분을 한 달에 한 번, 10분 남짓 뵙습니다. '잘 지냈어요' 하시면 그런 줄 알았고요.
사례관리 선생님 말씀은 달랐습니다. 집에 가 보니 약봉지가 날짜별로 쌓여 있더라, 식사를 하루 한 끼 드신다, 병원 가는 날만 씻고 나오신다. 제가 본 건 병원 오는 날의 모습뿐이었던 거예요.
회의에서 제가 할 수 있었던 것
- 약 복용을 단순하게 바꿀 수 있는지 다음 진료에서 살펴보겠다고 약속
- 어떤 변화가 보이면 바로 병원에 오시게 해야 하는지, 쉬운 말로 세 가지를 정리해 드림
- 센터에서 궁금한 점이 생길 때 진료 시간을 피해 연락받을 수 있는 방법 정하기
제가 배운 것
- 사례관리 선생님들은 의사에게 연락하기를 생각보다 많이 어려워하십니다. 바쁠까 봐, 귀찮아할까 봐요
- 의사의 한마디가 회의 방향을 정해 버립니다. 그래서 먼저 듣고 늦게 말했습니다
- 진료 한 타임 비운 값은 충분했습니다
분기에 한 번은 가기로 했어요. 혼자 진료실에 앉아 있으면 놓치는 게 너무 많습니다.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