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분 휴대폰 화면을 같이 볼 때 제가 지키는 것
화면을 내미시는 분이 늘면서, 진료실 풍경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기분 기록이나 수면 기록을 앱으로 적어 오시는 분이 한 주에도 여러 명입니다. 처음엔 반가우면서도 난감했어요. 재진 시간은 정해져 있는데 한 달 치 그래프를 어떻게 보나 싶어서요. 몇 달 시행착오 끝에 정착한 방식을 적어 봅니다.
지키는 것
- 의자를 옆으로 당깁니다. 마주 앉아 화면을 받아 들면 검사하는 모양새가 돼요. 나란히 보면 같이 보는 게 됩니다
- 휴대폰은 환자분 손에. 넘기는 것도 직접 하시게
- 제가 먼저 해석하지 않고 '보시면서 눈에 띄는 게 있었어요?'부터
- 숫자보다 패턴 하나만 찾습니다. 주말에 내려간다, 잠이 짧은 다음 날 처진다 같은 것
- 그 패턴을 차트에 한 줄로 옮깁니다. 기록 전체를 옮기려 하지 않아요
조심하는 것
- 안 적어 오신 달에 '왜 안 쓰셨어요' 하지 않기. 숙제가 되면 금방 그만두십니다
- 기록이 좋아 보여도 '좋아지셨네요'로 단정하지 않기. 적는 날만 적으셨을 수 있으니까요
- 메모 칸은 읽어도 되는지 먼저 묻기
의외의 수확은 약 이야기가 쉬워진 것입니다. '약 바꾸고 2주쯤부터 아침이 달라졌네요'를 같이 눈으로 보니, 제가 설득할 일이 줄었어요.
다만 기록에 너무 매이시는 분도 계십니다. 하루하루 점수에 일희일비하시면 '일주일에 한 번만 열어 보자'고 권하기도 해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