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과 약, 매번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기까지
부끄러운 경험에서 시작된 습관입니다.
몇 해 전, 안정적으로 지내시던 환자분이 갑자기 손떨림과 어지러움이 심해졌다고 오셨어요. 제 처방은 몇 달째 그대로였습니다. 한참 이야기하다가 지나가는 말로 '아, 지난달에 다른 병원에서 약을 하나 받았어요' 하시더라고요. 그 약이 제가 드리던 약의 혈중 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약이었습니다. 다행히 크게 나빠지기 전에 조정했지만, 제가 먼저 물었어야 하는 일이었어요.
그 뒤로 진료 순서를 바꿨습니다.
지금 하는 확인
- 매 진료 때 '지난번 이후로 다른 데서 새로 받으신 약 있으세요?'를 정해진 질문으로 묻는다
- 처방 조회 시스템에서 타 기관 처방을 확인한다. 환자분 기억보다 정확하다
- 진통제, 감기약, 건강기능식품, 한약도 여쭌다. '약'이라고 생각 안 하셔서 말씀을 안 하신다
- 새 약을 시작하거나 바꿀 때는 상호작용 정보를 기억에 의존하지 않고 다시 찾아본다
- 타과에서 약이 바뀔 예정이면 미리 알려 달라고 부탁드리고, 필요하면 그쪽 선생님께 소견을 적어 드린다
네 번째가 은근히 자존심의 문제더라고요. 환자분 앞에서 찾아보는 게 처음엔 민망했는데, 요즘은 '확실히 하려고 한 번 더 확인할게요' 하고 화면을 같이 봅니다. 오히려 신뢰하시는 것 같아요.
약국 약사님과 관계를 잘 맺어 두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제가 놓친 걸 전화로 알려 주신 적이 몇 번 있어요.
선생님들은 어떤 방식으로 확인하고 계신가요. 놓치기 쉬운 조합 경험담도 나눠 주시면 배우겠습니다.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