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합격 문자 받은 날, 그래도 밥은 먹었어요
오늘 오후 3시에 '귀하의 역량은 훌륭하나'로 시작하는 문자를 받았습니다.
이제는 첫 줄만 봐도 알아요. 훌륭하다는 말이 나오면 떨어진 거예요 ㅋㅋ 벌써 몇 번째인지 세다가 그만뒀어요.
예전에는 이런 날이면 저녁을 건너뛰고 이불 속에서 휴대폰만 봤어요. 그러면 다음 날 아침이 더 무겁더라고요. 배는 고픈데 일어날 힘은 없고, 그게 또 한심하게 느껴지고.
그래서 오늘은 규칙 하나만 지켰어요. 떨어진 날에도 밥은 먹는다.
편의점에 가서 참치마요 삼각김밥이랑 컵라면을 샀어요. 창가 자리에 앉아서 먹는데, 옆에 교복 입은 학생들이 시험 망했다고 떠들면서 웃고 있더라고요. 망했다면서 웃는 게 좀 부러웠어요.
오늘 한 것
- 문자 확인하고 10분 멍하니 있기
- 편의점 다녀오기
- 지원 현황 표에 '불합격' 적기 (이게 제일 힘들었음)
먹고 나오는데 편의점 사장님이 '오늘은 일찍 오셨네요' 하셨어요. 제가 늘 밤늦게 오는 걸 기억하고 계셨나 봐요. 별말 아닌데 누가 나를 알아본다는 게 오늘은 좀 크게 느껴졌어요.
내일 다시 자소서를 열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그래도 밥 먹은 건 잘한 것 같아요. 취준하시는 분들, 오늘 저녁은 드셨어요?
※ 게시판이 어떻게 쓰이는지 보여드리려고 운영팀이 만든 예시 글이에요. 실제 회원의 내용이 아니에요.